2026년 10월 5일 월요일
에듀팡뉴스
에듀테크·문화

대학이 원하는 E-GUT 15화 : 책을 읽겠다고 꼬리 흔드는 강아지는 없다

대니얼 홍2017.12.04 11:27조회 676

유럽과 북미 사람들에 비해 아프리카 사람들은 독서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집단으로 모여 노래하고 춤추고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는 적극적이지만, 주변의 사람과 선을 긋고 나만의 세계에 몰두하는 것을 터부로 여기기 때문이다. 공공장소에서 책을 꺼내 드는 것은 ‘날 귀찮게 하지 마라. 내가 지금하고 있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표시다. 이렇듯 독서는 철저한 개인공간을 요구하기에 무엇이든 홀로 하는 것에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는 책 읽기가 오히려 고통이다. 오랫동안 준비를 하고 여러 차례 SAT 연습 문제를 치러보았지만 영어 리딩(reading) 점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학생들에게 “평소에 무엇을 읽었나?”라고 물어보면 “아무것도…”로 얼버무린다. 그런 학생의 집에 있는 책의 분량을 헤아려 보면 아마도 비타민 약병, 콜라 병, 화장품 용기를 모두 합친 숫자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홀로 외롭게 치러야 하는 책과의 씨름에 익숙지 않다면 학교에서는 물론 사회에 진출해서 고역을 치른다. 대학과 사회에서 결정적인 평가의 기준은 “글 빨”, “말 빨”이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대학과 사회에서 살아남는 기술이다. 책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생명 줄이다. 책을 읽어보겠다고 꼬리를 흔들어대는 강아지가 있었던가. 역사에 자국을 남기거나 색다른 성취를 이룬 인물들은 하나같이 “내가 방황할 때 책이 나의 길라잡이가 되었다” 아니면 “한 권의 책이 내 인생을 바꾸었다”라고 고백한다. 이미 죽었거나, 살아있다 하더라도 우리를 만나 줄 시간이 없는 위인들의 정신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특히, 초ˑ중ˑ고 대학 과정 16년 동안 하루에 한 시간씩 그들에게 개인지도를 받는다면 그 학생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게 만들고, 자신이 얼마나 나태하며, 현실에 안주하려는 지를 알려준다. 독서는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이다. 19세기 말, 일본 메이지 시대의 선(禪) 지도자 나닌에게 대학 교수가 찾아와 선에 대해 질문을 했다. 나닌은 차를 대접하는 과정에서 교수의 찻잔이 가득 채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부었다. 자신의 찻잔이 넘치는 것을 지켜보다 못해 교수는 “이미 찻잔이 넘쳐서 더 이상 부으면 안 되는데요…”라며 말렸다. 그러자 나닌은 이렇게 대답했다. “이 찻잔처럼 당신은 이미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 차 있는데 그 생각의 찻잔을 비우지 않는다면 선의 진리가 들어설 자리가 어디 있겠소?” 여름방학은 ‘우리’라는 찻잔을 비우고 ‘나 홀로’ 라는 시공(時空)을 만드는 기간이다. 그럴 때 비로서 위인들과의 대화를 시작하고, 살아남는 기술을 터득하게 된다. 대니얼 홍의 더 많은 컬럼을 확인하세요.http://www.haniedu.com/column/hong.do

댓글 0

댓글은 에듀팡 회원만 작성할 수 있습니다.

에듀팡 로그인
  •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관련 기사

·[기획 : 산업화 학교의 종말 ⑥] AI가 작성한 답안, 평가 기준은 무엇인가·‘정보교사’ 없는 학교 학생은 뭘 잃을까…AI 시대 교육격차 우려·FCC, E-Rate 프로그램 전면 재검토 착수 예고… 학업 성취와 스크린 사용 연관성 조사·영국, 학자금 대출에 GCSE 영어 합격 요건 검토…찬반 논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