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위한 중2 사용 설명서 20화 : 친구를 잘 못 사귀는 남매
“오빠, 오빠! 오빠네 반에 서정현이라고 있지?” “몰라”“왜 몰라? 작년에도 같은 반이었잖아.”“몰라.”“와! 진짜 어떻게 같은 반 친구도 모르냐. 근데 그 서정현 동생 서지수가 우리 반인데 잘난 척 쩔어서 진짜 재수 없거든. 걔네 오빠도 그래?” “모른다니까.”“그렇게 같은 반 친구 이름도 모르니 맨 날 혼자 다니지. 으이그.”“뭐? 이게 진짜! 너나 잘해. 같이 다니는 애들 욕하다 걸려서 사과만 백번 하는 주제에!”“누가 그래? 누가? 빨리 말 안 해? 누구야?”“핸드폰으로 울고불고 하면서 사과하는 거 다 들었거든.” “둘 다 조용히 안 해! 오랜만에 오누이가 마주 앉아 조용하게 밥 먹나 했더니 싸움질이야?” 요즘 딸아이는 친구에 대한 불만이 쌓여서 폭발 직전인지 틈만 나면 친구들 흉보는 게 일이다. 처음에는 귀 기울여 들으며 편도 들어 주고, 친구 관계에 대한 조언도 하고, 너무하다 싶을 땐 야단도 치고 관심을 가져줬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정도가 심해지면서 친하게 어울리는 친구들이 자주 바뀌고 그럴 때마다 그 스트레스를 집에서 푸느라 조용할 날이 없다. 그나마 예서는 때때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고 집에도 데려오고 하는데 아들 준서는 친구를 영 못 사귀는 것 같아서 솔직히 더 걱정된다. 몇 년 전까지는 억지로라도 자리를 만들어 어울릴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주고 했는데 애들이 자라고 나니 엄마가 나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워낙 무덤덤한 성격이라 그러려니 하다가 크면 나아지겠지 했는데 그나마 태권도 같이 다니던 친구가 전학 가고 난 다음에는 혼자 다니는 눈치다. 얘기 좀 하려고 하면 입을 꾹 다물어 버리니 정말 답답하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친구관계의 핵심 소통능력과 공감능력을 키워주세요. 친구를 사귀는데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그 중 첫 번째가 바로 소통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소통능력 중에서도 특히 맞장구를 치는 능력, 즉 공감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친구란 자고로 내 맘을 알아주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며 마음을 나누는 관계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과 친구관계를 맺고 싶어할까? 늘 올바른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친구는 내가 잘못된 말이나 판단을 하더라도 당장은 ‘나도 그래’, ‘맞아맞아’ 아니면 최소한 ‘아~~~’ 정도는 해주는 사람이다. ‘난 수학이 왜 있는지 모르겠어. 정말 수학이 싫어’라고 하소연 할 때 자기가 수학을 전교1등 하는 아이라도 ‘나도 수학은 어렵더라’ 정도는 해줘야 친구할 맛이 난다. 그 상황에서 ‘야, 수학이 뭑 어렵냐? 그리고 너 수학 못하면 대학 못가!’이런 말을 한다면 누구 이런 사람과 친구를 하고 싶을까? ‘우리 엄마 너무 이상해. 잔소리가 너무 많아.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가’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다면 아무리 그 친구가 잘 못 했다고 하더라도 ‘그러게 말야. 엄마들은 대체 이해불가야’라고 맞장구 쳐야지 ‘야, 엄마들이 다 우리 위해서 그러는데 네가 그러면 되냐? 혹은 ’우리 엄마는 안 그러는데. 내 맘을 잘 알아주는데...‘라고 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관계에 문제가 있는 자녀 때문에 상담하러 오는 부모들을 보면 하나같이 ‘우리 애가 특별히 이상한 건 없는데...’혹은 ‘우리 애가 좀 똑똑하긴 해요...’라는 말로 시작한다. 아이들이 똑똑하거나 특별히 이상해서 친구가 없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아이의 소통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닌지, 공감능력이 부족한 건 아닌지 점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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