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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도서관 같은 공부방을 만들자

이가희2016.12.12 10:34조회 1,280

“와, 멋지다. 엄마! 이제부터 우리 여기서 공부해?” 공부방을 멋지게 만들어 놓고 나니 나보다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 우리 집에서 가장 큰 안방을 공부방으로 꾸민 것이다. 모든 짐을 다른 방으로 옮긴 다음, 문이 있는 한쪽 벽을 제외한 세 면을 모두 책장으로 꾸몄다. 아빠가 공부하는 책을 먼저 꽂고 빈자리에 아이들 책을 보기 좋게 꽂아주었다. 방 한가운데 큰 테이블을 하나 들여놓고 주변에 둥그렇게 의자를 둘러놓았다. 이건 엄마 것, 이건 아빠 것, 이건 원희 것, 이건 동생 현재 것, 이렇게 해서 아주 훌륭한 우리만의 공부방, 멋진 도서관이 탄생했다. 바로 그날부터 나와 아이들의 모든 생활은 이 도서관으로 만든 안방에서 이루어졌다. 가운데 테이블에 함께 둘러앉아 저녁을 먹고 나면 상을 치운 다음 그 자리에 책을 편다. 숙제하고, 그림 그리고, 일기 쓰고, 공부도 하고…. 그 당시만 해도 아이들이 어릴 때였고 각자 방을 만들어 줄 만한 처지가 아니었다. 아이들 아빠는 아직 전공의 공부를 할 당시라서 집에 일찍 들어오는 날이 거의 없었다. 남편 밥 차려줄 일도 없고 집안 어른 챙일 일도 없고, 남편과 함께 쇼핑을 다니거나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낼 일이 전혀 없었다. 어찌 보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같이 놀고 공부도 시킬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 먹이는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그래도 자주 해주었다. 이렇게 돈까스, 떡볶이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간단히 해서 먹이고 나서 7시면 설거지까지 다 끝난다. 자, 이제부터 공부 시간…. 난 이곳에서 아이들 숙제와 일기 쓰는 거 봐주고, 아이들이 아무거나 뽑아다 책을 읽는 동안 내 책도 읽고, 그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한 시간씩은 영어 공부를 시켰다. 책 읽는 습관, 일기를 꼭 쓰는 습관, 예습 복습 등 자기가 할 공부는 꼭 빠트리지 않고 하는 습관, 그리고 집에서 저녁마다 한두 가지라도 꼭 영어를 공부하는 습관이 이 공부방에서 차근차근 착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학원에서 배운 영어 한두 마디를 엄마와 함께 나누고, 재미있는 오디오 테이프도 듣고, 영어 동화책도 엄마와 함께 읽고, 그리고 영어 일기를 쓰고…. 학교에서, 그리고 학원에서 배운 모든 것이 이 공부방에서 완전한 아이들 것으로 변신했다. 학습 습관을 자리 잡는데 그리고 영어 실력을 쑥쑥 키우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산실이 바로 우리 아이들과 나의 이 공부방이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책이 한 권 두 권 늘어나면서 벽면의 책꽂이가 빼곡하게 차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아이들 책이 한 권씩 생길 때마다 아빠의 책과 내 책을 한 권씩 빼고 그 자리에 아이 책을 꽂아주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아빠와 내 책보다 아이들 책이 더 많아지게 되었다.책을 꽂을 수 있는 책장의 영토를 하나씩 빼앗기고, 아이들의 소란스러움 속에서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평화마저 빼앗긴 남편은 가끔씩 이렇게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야. 니들은 안자냐?”“아! 나도 나만의 조용한 방을 갖게 해 다오!” 책이 있는 곳, 동생과 엄마, 그리고 가끔은 아빠가 함께 앉아 공부하는 곳, 이곳에서 원희는 영어와 만나 친구가 되고, 그리고 그 우정이 더욱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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