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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우리 아이는 등호(=)를 이해하고 있을까?

박주봉2016.07.11 20:33조회 1,694

수학문제를 풀어 답을 찾았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그래서 문제를 많이 풀게 하고 답을 채점하여 얼마만큼 해결했는가로 그 아이에 대한 지식 이해의 척도로 삼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학은 개념이 전제가 된 학문이라서 개념을 잘못 이해하면 실수가 발생합니다. 수학에서 발생하는 실수는 두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겠지요. 하나는 개념 이해를 잘못하여 실수를 하는 경우, 또 하나는 계산 등의 조작과정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후자는 부주의, 집중력 저하 등이 요인이라면, 전자는 이해의 문제입니다. 하나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면 옷을 입을 때 첫 단추를 잘못 낀 거와 같습니다. 전자의 문제로 실수가 발생한다면 이는 반드시 교정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런데 이해를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사실 그것을 찾아내고 감지하는 것이 수학 선생님의 주된 역할 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선생님이 초기에 잘못된 이해를 발견하기만 하면 빠르게 교정할 수 있다'(Bobby Ojose, p.15)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며, 바로 잡아야 할 때 바로 잡지 않으면 다음 단계에서 힘들어진다는 것은 별도의 추론이 필요치 않은 당연한 귀결이 될 것입니다. 틈틈이 Ojose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연구한 연산과 대수에서 흔히 발생하는 실수를 한 가지씩 터치해보고자 하는데요, 그 첫 번째로 등호의 이해 오류를 보겠습니다. 5+8= ( ) + 6이라는 식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수는 무엇인지 묻는 질문을 학년 구분 없이 무작위로 했더니, 정답을 내는 학생들이 10% 미만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Carpenter 외, 2003) 믿을 수 없는 결과지만... 이유는 기호 이해를 잘못했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흔히 등호를 앞에 주어진 5+8이라는 식을 수행하는 명령어로 이해하여 5+8=(13)+6 이라고 답하는 아이가 상당히 있다는 것이지요. 기계적으로 계산 연습만 한 아이에게서 특히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등호의 개념은 당연히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등호가 뜻하는 것이 무엇이니 하고 물어보면 "같다"는 뜻이라고 대답합니다. 이때 '같다'의 의미를 이 학생이 어떻게 쓰고 있느냐는 것이지요. 이것을 확인하고 감지하는 것이 선생님이 할 일이지요. '무엇이 같다는 말이니?' 하고 한번 더 물어보면 될 것을 당연하게 넘어가죠. 자 이때 학생이 5+8과 같은 것은 ( )라는 의미로 '같다'를 쓰는 것인지, 5+8이 ( )+6과 같다는 의미의 '같다'인지 한번 점검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런 것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토론수학이겠지요. 설마 그런 아이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이 문제를 연구한 학자들이 거짓말 한 것이거나, 미국 아이들이 특별히 수학능력이 떨어지거나 둘 중 하나겠죠. 이 둘도 아니라면 우리 아이들 중에도 이럴 개연성이 있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이 있을 것이라고 의문을 품어보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요? 등호의 개념만 정확하게 이해해도 산수, 연산(arithmetic)에서 대수(algebra)로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Matz,1982 외). 실제로 중학생을 대상으로 등호의 정확한 이해를 한 학생들이 방정식의 문제 해결 능력이 월등히 높다는 연구 결과(Knuth, 2006)도 있습니다. 한번 알아보세요. 지금 수학 문제를 보면 등호 뒤에는 언제나 정답을 쓰도록 된 문제가 많고 그런 문제로 연습을 한 학생들이 많습니다. 등호 뒤에 또 다른 수식이 나올 때 아이들은 어떤 해석을 하고 있는가를 보면 등호를 이해하는지를 볼 수 있겠지요. 중학교에 올라가 숫자 대신 문자나 기호로 수식들이 대체될 때 이것이 잘못 이해되고 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상상해보세요. 간단한 체크지만, 수학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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